교육/훈련

과거 성경공부와 말씀 묵상

정겨운 목회자의 길

  • 작성자 : 소정일
  • 조회 : 2,260
  • 10-11-13 09:54

얼마 전에 도 종환 시인의 시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읽었습니다.
글의 서문을 읽으며 절절한 가슴으로 시를 써가는 시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 한 구절을
쓰기 위해 시인은 얼마나 처절한 가슴 앓이를 하는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인의 시는
단지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 아이를 낳는 고통의 산물입니다. 애환과 삶의 희열을 터득한
사람의 고백입니다. 도 종환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가장 뜨거운 시간이 지나간 뒤에 더는 참을 수 없어 쏟아지는 빛줄기처럼 시는 제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시가 빗줄기처럼 쏟아져 저를 때리면 저도 그 비를 다 맞았습니다. 치열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시를 썼습니다. 그래서 제 시에는 빗줄기 처럼 쏟아지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골짜기 물처럼 말들이 넘쳐흐르곤 합니다. 더 많은 진정성을 담고,
더 경건해지고자 말들이 두 손을 모으는 때가 많습니다.'

시인의 글을 읽으며 설교하는 목회자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교 한 편을 준비하며 애타는 목회자의 마음. 배고픈 자녀를 위해 때로 마른 젖을
짜내야 하는 듯한 애뜻한 부모의 마음을 갖은 사람이 목회자입니다.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는 동안 목사는 '하나님 저를 사용해 주세요' 수없이 되내입니다.
설교 후에 성령님의 영원한 영향력이 남겨지길 바라는 간절함이 기도로 이어집니다.

목회자의 길을 걸은지 이제 십 수년이 흘렀습니다. 저는 평생 이 간절함을 내려놓지
못할 목회자의 길을 갑니다. 그런데 이 길이 싫거나, 버겁게 느껴지지 않으니 이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한 번 주님이 물으셔도 저는 이 길을 걸을
것입니다.

목회자의 길은 잘 닦아 놓은 포장 도로가 아닙니다. 오히려 비포장 도로라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덜컹 덜컹 되며 먼지 많은 길을 갑니다.
그래서 때로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엉덩 방아도 수 없이 쪄야 합니다.
가는 길이 힘이 붙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봐도 이길은 복됩니다.
주님이 준비하신 꽃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손 붙잡고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길이 그저 정겹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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